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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칸토
Bel Canto
앤 패칫
김근희
문학동네
2019년 1월 10일 발행
432쪽 | 140*210 | 무선
978-89-546-5435-7
장편소설
펜/포크너 상,오렌지상
정상
14,500원

그녀는 노래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이의 목숨을 지키는 사람처럼.

★ 펜/포크너 상, 오렌지상 수상(2002) ★
★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 ★
★ 전 세계 30개국 출간 ★

남미 어느 나라의 부통령 저택. 세계적인 소프라노 록산 코스의 노래가 울려퍼지던 이곳에 갑자기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난입한다. 목표는 대통령을 납치하는 것. 하지만 대통령은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느라 행사에 불참했고, 테러리스트들은 이 자리에 모인 각국의 유력인사와 록산 코스를 인질로 잡는다. 그리고 록산 코스가 다시 노래를 시작하면서 이 인질극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예술과 아름다움에 대해 노래하는, 우아한 매력이 있는 소설.
지은이 앤 패칫 Ann Patchett
196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내슈빌에서 자랐다. 세라로런스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을 수강했다. 1992년에 발표한 첫 소설 『거짓말쟁이들의 수호성인』이 <뉴욕 타임스> 선정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4년 두번째 소설 『태프트』로 재닛 하이딩거 카프카 상을 받았고, 1995년에는 구겐하임 기금을 받았다. 2002년에 소설 『벨칸토』로 펜/포크너 상과 오렌지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벨칸토』는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고 전 세계 30개국에서 출간되며 앤 패칫을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2004년 친구인 작가 루시 그릴리에 대한 회고록 『진실과 아름다움: 우정』을 발표했고, 『이것이 행복한 결혼 이야기다』 등 다수의 논픽션을 썼다. 2011년에 발표한 『경이의 땅』은 <타임>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의 책"으로 뽑혔고, 2017년 출간된 『커먼웰스』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대중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2012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앤 패칫은 현재 내슈빌에 파르나소스 서점을 열고 지역 서점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옮긴이 김근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수학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방송 및 문학 번역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코끼리는 기억한다』 『깨어나 네 삶을 펼쳐라』 『사탕접시』 『백합』 『그들이 사랑한 시간』 『마지막 화살』 등이 있다.

벨 칸토 011
감사의 말 427
옮긴이의 말 429
 
 
앤 패칫의 소설을 읽을 때는 기적을 기대해도 좋다. 뉴욕 타임스
 
『벨칸토』는 2001년 출간된 앤 패칫의 대표작으로, 1996년 발생한 ‘페루 일본 대사관 인질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이다. 126일간 이어진 이 인질극에서 게릴라들은 점차 인질들에게 동화되는 현상을 보였고, 사건이 종결된 후 인질들 역시 자신들을 붙잡아두었던 게릴라들에 대해 온정적인 발언을 했다. 앤 패칫은 뉴스에서 이 사건을 접한 후 이 인질극이 마치 오페라 같다고 생각했고, 인질범들과 인질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준 오페라 가수의 존재를 상상하며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2006년 처음 출간되었으며, 전체적으로 원고를 보완하고 다듬어 보다 완성도 높은 새로운 판본을 출간하게 되었다. 
남미 어느 나라에서 벌어진 끔찍한 인질극과, 그 양상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아름다운 음악에 관한 소설 『벨칸토』는 펜/포크너 상과 오렌지상을 동시에 수상하고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또한 미국에서만 100만부 이상 팔리는 등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앤 패칫을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2018년에는 <어바웃 어 보이>의 폴 웨이츠 감독 연출, 줄리앤 무어와 와타나베 켄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녀는 노래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이의 목숨을 지키는 사람처럼.
 
남미 어느 나라의 부통령 저택에서 일본인 사업가 호소카와의 생일 파티가 열린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이 나라에서는 일본 기업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호소카와를 초대했고, 보통 이런 초대에 응하지 않는 호소카와는 자신이 좋아하는 오페라 가수 록산 코스가 그 자리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 때문에 이 초대를 수락한다. 록산 코스의 노래가 울려퍼지며 파티가 절정에 다다를 무렵 갑자기 모든 조명이 꺼지고,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난입한다.
테러리스트들은 이 파티에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대통령을 납치해 구속된 동료들의 석방을 얻어내고자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파티장을 아무리 뒤져봐도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 대통령은 평소 즐겨 보던 드라마를 시청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 불참을 통보해왔던 것이다. 결국 테러리스트들은 대통령 대신, 파티에 참석한 각국의 유력 인사들과 소프라노 록산 코스를 인질로 잡고 있기로 결정한다. 
마침 이 나라에 휴가를 와 있던 적십자 직원 메스너가 테러 집단과 정부 사이의 중재를 맡는다. 호소카와와 이 자리에 함께 온 통역사 겐이 여러 나라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서 테러리스트들과 메스너 사이의 통역뿐 아니라 여러 국적을 가진 인질들 간의 통역을 맡게 된다. 처음에는 공포에 떨던 인질들은 하루하루가 지나며 차츰 이 상황에 적응하기 시작하고, 테러리스트들 역시 불필요하게 인질을 위협하거나 총을 들이대지 않는다. 
장군들이 메스너를 통해 요구 사항을 정부에 전달하고 메스너가 음식과 필요한 물건을 전달해주는 지루한 일상이 계속 이어지자, 록산 코스는 더이상 노래 연습을 쉴 수 없다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제 테러 집단과 인질들은 매일 아침 록산 코스의 노래로 하루를 시작한다. 록산 코스의 노래를 듣는 동안에는 이 집에 있는 누구도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그녀의 노래와 음악, 그 광채만을 생각할 뿐이다. 매일매일 계속되는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서 테러리스트들과 인질들은 서로의 존재에 점차 익숙해지고, 불가능할 것 같은 평화로운 공존을 하루하루 이어나간다.
 
 
아름다운 노래가 불러온 희망과 평온,
그리고 망각과 현실 회피
 
소설 『벨칸토』는 소프라노 록산 코스와 통역사 겐 두 사람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테러리스트들은 스페인어와 케추아어를 사용하고, 인질들은 스페인어, 일본어,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모두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통역사 겐은 이리저리 오가며 통역을 한다. 그 내용은 때로 협상이나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마음과 같은 굉장히 사적인 것이기도 하다. 결국 겐은 이성적이고 실제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지금 벌어지는 모든 일을 전부 알고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 된다. 
한편 록산 코스는 감정적인 측면에서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담당한다. 소설 속에서 인질극은 록산 코스가 노래를 부르기 전과 후, 두 시기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게 묘사된다. 록산 코스가 노래를 부르기 전, 부통령의 저택과 인질들을 지배하는 것은 테러 집단의 장군들이다. 인질들은 노골적으로 협박을 당하지 않을 때조차 늘 죽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록산 코스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제 록산 코스가 인질과 테러리스트 모두의 마음을 지배하며 이곳의 주인이 된 것이다. 록산 코스의 노래는 인질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테러리스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이 사건에 연루된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엮는다. 소설의 제목 ‘벨칸토’는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으로, 성악가가 발휘할 수 있는 기교를 총동원해 노래하는 창법을 뜻하기도 한다. 결국 록산 코스는 감정적인 측면에서 인질들과 테러리스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았지만, 아름다운 노래로 의도치 않게 사람들의 눈을 가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록산과 겐 외에도 소설에는 다양한 국적의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 파티의 주인공인 호소카와 회장뿐 아니라, 어려서부터 예술에 조예가 깊어 록산 코스를 경외하다 결국 사랑의 감정을 고백하는 러시아 사업가, 먼저 풀려난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프랑스 외교관, 노래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는 테러 집단의 소년 병사, 겐에게 몰래 스페인어와 영어를 배우다 결국 겐과 사랑에 빠지는 소녀 병사 등 여러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가 촘촘하고 생생하게 그려진다.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들인 양 입체적으로 묘사된 등장인물들 덕에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은 이 이야기는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인질극이 벌어지는 동안 이 나라의 대기는 ‘가루아garua’의 지배를 받는다. 옅은 안개보다는 습하고 보슬비보다는 물기를 적게 머금은 이 습기는 인질들이 억류된 도시의 하늘을 뒤덮고 시야를 흐리게 만든다. 가루아의 계절에 밖을 내다보면 보이는 것은 오로지 가루아뿐이어서, 인질들은 마치 시간의 흐름이 중단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고 가루아가 걷히면 날씨는 한순간에 맑아질 것이다. 모두의 눈앞을 가리고 있던 뿌연 안개가 사라지고 날씨가 청명해지면 록산 코스의 노래가 부린 마법도 사라지고 이 인질극도 결국 어떤 식으로든 끝을 맞이하고 말 것이다. 언젠가는 결말이 찾아오고 막이 내리는 오페라처럼.
 
 
▶ 추천의 말
 
앤 패칫은 대담한 예술적 자신감과 독창성으로 소설의 완급을 조절하며, 섬광같이 내리치는 잔인함과 공포, 지루하게 이어지는 감금 생활의 따분함을 모두 아우른다. 이 소설의 감성은, 관찰자의 시선에서 던지는 유머의 심술궂은 재치에서부터, 갈망과 욕구라는 인간 본성에 대한 예리하고 슬픈 통찰력에까지 뻗어나간다. 가디언
 
예술과 아름다움에 대해 노래하는, 우아한 매력이 있는 소설. 입맞춤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정말로 이 책에 입을 맞추고 싶어진다. 뉴욕 타임스
 
앤 패칫의 희비극적인 소설—총과 푸치니와 적십자 중재자가 등장하는 환상곡—은 예술과 정치 그리고 사랑의 장엄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약속을 떠올리게 한다. 뉴요커
 
앤 패칫은 인질들과 그리 무섭지는 않은 테러리스트들 개개인의 과거를 엮어 현재의 삶이라는 하나의 태피스트리를 직조해낸다. 가장 비중 없는 캐릭터조차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페이지마다 가득한 사건들은 인질극이라는 극적인 상황에 의해 확대된 아주 작은 디테일들로 빼곡하다. 눈부신 작품. 커커스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관념소설이 어우러진,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 문체는 활기차고 플롯은 깔끔하며 때때로 굉장히 웃긴다. 아주 보기 드문 소설. 타임스
 
지난 몇 년간 출간된 가장 로맨틱한 소설. 기묘하면서도 아주 훌륭한 이야기가 마법을 거는 듯하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이 책에 나오는 음악을 차례로 들려준다면 어떤 전쟁터도 금세 낙원으로 바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 책 속에서
 
사람은 상대방이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할 때 그를 인질로 잡는다. 인질이란 돈이나 자유를 얻기 위한, 혹은 더 중요한 누군가와 교환하기 위한 것이다. 잡아둘 방법만 있다면 누구나 협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인기를 끌 경우, 노래를 담보로 그 사람을 잡아두는 일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애초에 노렸던 목표물을 얻지 못한 테러리스트들은 다른 대체물을 쓰기로 했다. 어둡고 비좁은 냉방 통풍구에 잔뜩 웅크린 채 엎드려 있기 전에는 자신들이 원한다는 생각조차 못했던 것, 바로 오페라였다. 102쪽
 
지금껏 익숙하게 누리던 일체의 자유를 잃었지만, 그의 가슴속에는 작고 새로운 또하나의 자유가 희미하게 움트기 시작했다. 그것은 집요하게 생각할 자유, 모든 기억을 자세히 떠올릴 권리였다. 166쪽∼167쪽
 
사람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수많은 이유로 눈앞이 흐려졌다. 그들은 음악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실패로 돌아간 계획 때문에 울었다. 가장 최근에 들었던 그녀의 노래를 생각하며 그때 곁에 있었던 여인들을 애타게 그리워했다. 사람이 몸에 담아둘 수 있는 모든 사랑과 갈망이, 이 분 삼십 초 정도에 지나지 않는 짧은 노래에 녹아들었다. 그녀가 가장 높은 음에 도달한 순간, 사람들은 자신이 평생 동안 받은 것과 잃은 것이 모조리 견디기 어려운 짐이 되어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208쪽
 
위대한 예술을 창조하려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고, 그 예술품을 감상하려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예술을 감상하는 것도 일종의 재능입니다. 화랑에 걸린 그림을 보든 세계 최고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듣든 마찬가지예요.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는 없어요. 예술을 사랑하고 감상하며 누릴 줄 아는 애호가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292쪽∼293쪽
 
한 사람에게 하룻밤 사이에 주어지는 행운은 과연 얼마만큼일까? 병에 든 우유처럼 양이 한정돼 있어서 너무 많이 쏟아버리면 그만큼 줄어들고 마는 것일까? 아니면 행운의 양은 그날그날 달라서 운이 좋은 날에는 끝도 없는 행운을 누릴 수 있는 것일까? 347쪽
 
사랑은 행위다. 사랑은 저절로 다가온다.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63쪽
 
모든 것이 희망 때문이다. 희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3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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