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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피디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어딘가로 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나영석
문학동네
2018년 4월 13일 발행
344쪽 | 145*210 | 신국판 변형 | 무선
978-89-546-5088-5 0
산문집/비소설
정상
16,500원

나영석 피디가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써내려간 에세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5년간의 <1박 2일> 풀스토리와 그만의 속 깊은 이야기

나영석 피디의 <1박 2일>은 시작에 불과했다. <1박 2일> 이후, 그는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 <알쓸신잡> 시리즈를 만들며 이제는 대한민국 문화계를 주름잡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 존재가 됐다. 그의 첫번째 에세이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의 개정판인 『나영석 피디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에는 지금의 나영석 피디를 있게 한 그의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믿기 어렵지만 심지어 "연예인 울렁증" 때문에 연예인에게 말을 못 걸어 방송 사고를 낼 뻔했던 신입 시절 이야기부터 어느 정도 일이 익을수록 점점 깊어지던 고민까지. 그리고 그 고민의 갈피 속에서 독자들은 뜻밖에도 "히트 프로그램 제조기"가 된 나영석 피디의 한 가지 비밀을 알게 된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들이 그렇게 재미있는 이유, 그의 끝없는 창조력의 원천을 말이다. 비결은 간단했다. 그의 모든 고민 속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성공적이었고 여전히 계속해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고, 서로 합이 맞는 사람들에게서 뿜어져나오는 화학 반응의 힘을 믿으며, 사람을 열심히 관찰하고 사람 덕분에 힘을 낸다. 그런 고민 속에서 나온 프로그램들에는 체온이 실려 있다. 그래서 그가 만든 프로그램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끄는 게 아닐까?
프로그램 제작기 뿐 아니라 이 책에는 아이슬란드 여행기도 함께 들어 있다. 5년간 일한 <1박 2일> PD로서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마흔을 코앞에 두고 떠났던 여행. 낯선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풍광과 여행자의 발견 역시 이 책 갈피마다 녹아 있다.
그의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시청자, 인생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다가 묵직한 뭔가를 얻으며 책장을 덮을 수 있는 책.
1976년 청주 출생.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범한 유년기를 보냄. 만화책과 비디오를 좋아했으나 딱히 만화가나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생각은 한 적 없음. 피디는 더더욱. 그런 직업이 있는지조차 몰랐음. 게다가 고교시절 직업 적성 검사결과는 늘 "농업"으로 나옴. 공무원이 장땡이라는 아버지의 말을 믿고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입학.
대학시절, 우연히 들어간 연극반에서 연극에 미쳐 삶. 엑스트라, 조연, 주연, 극작, 연출 등을 두루 경험. 스무 살이 넘어서야 태어나 처음으로 "뭔가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함. 재미있는 코미디 대본을 쓰는 작가가 너무도 되고 싶었음. 그러나 대본 공모 낙방. 뒤이어 들어간 영화사 망함. 간신히 피디 시험에 합격해서 2001년 KBS 입사. 2013년 CJ E&M 입사.
<출발 드림팀>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등에서 조연출. <1박 2일> <꽃보다 청춘>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 <알쓸신잡> 시리즈 연출. 마흔이 되면 콧수염을 기르고 술집을 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음.
벌써 마흔이 넘었음. 큰일 났음.
들어가는 글_ 또, 오로라를 보며 소원을 빌어야 하는 걸까

끝났다 아니 안 끝났다
5년 전 <1박 2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재미를 발명 아니 발견하는 순간
어디로 가는 게 뭐가 중요해
아무도 예상 못한 6밀리 카메라의 대활약
아날로그 인간의 스스로 해결하는 첫 여행
첫 방송 시청률 두 자리로 올라서다
뉴욕 그리고 아이슬란드
비극과 희극 사이를 오갔던 첫해
아무도 안 가는 나라 아이슬란드로
첫인상은 비와 돌풍과 우박의 쓰리콤보
강호동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던 이유
렌터카로 떠나는 아이슬란드 시골투어
강호동이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피디의 등장 그리고 사라진 명한이 형
언제든 힘들 때 열어볼 기억 하나
신화를 써내려가는 황홀한 나날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위스키 온더록
김C는 왜 갑자기 떠났을까
기대는 실망으로 실망은 분노로 번지는 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
어제의 시련은 오늘의 오로라를 위한 전주곡
나영석이 나피디가 된 사연
날씨의 신(神) 인포메이션센터에 강림하다
엄마, 나… 그냥 고향으로 돌아갈까
오로라 이번 여행 최고의 복불복
나는 그저 한 사람 몫의 피디가 되고 싶었다
그분이 오셨다 이번엔 틀림없이
내 인생의 오로라
빛나고 있다 늘 그래왔다는 듯이
성공이란 놈의 그림자 참 길고도 어둡구나
오로라는 가슴속에 두 발은 다시 땅 위에
다음 행선지는 결국 내가 정해야 하는 것
 불현듯 터닝 포인트를 생각할 때
만약 당신에게 마흔을 준비하는 100일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나영석 피디가 <12>과 함께한 시간은 5년이다. 이명한 피디와 함께 프로그램을 이끌다 바통을 이어받았고 이 프로그램은 국민프로그램이라 불리며 여기저기서 상을 휩쓸었다. 그렇게 상을 휩쓸고 유명해지는 동안 이제 네 살 된 그의 딸은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아빠를 서먹해 하고 아내는 길거리에서 사인 요청을 받는 남편을 창피하다고 모른 체하며 아이를 안고 저 멀리 앞서 가기 일쑤였다. 5년간 방송에 온 시간과 정신을 쏟아붓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어느덧 이 시대 여느 가장(家長)들처럼 서글픈 얼굴을 한 예비 중년이 되어 있던 것이다.

30대를 오롯이 <12>이라는 프로그램 하나에 바친 그였다. 마음도 몸도 지칠 대로 지쳤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한다 해도 또 욕심에 겨워 다른 사람을 쥐어짜고 자기 자신을 쥐어짤 것이 분명했다. 결국 그는 미련 없이 회사를 관두자고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그는 덜컥 배낭을 꾸려 낯선 나라로 휴가를 감행한다. 그것도 웬만해선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다는 아이슬란드로.

 

 

오로라를 보면 왠지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것만 같은 기분까지 든다. 거기서 오로라를 본 후 마음속에 짊어진 편지와 각종 선물과 5년의 세월을 눈밭에 파묻어버리고 돌아와야겠다. 결정은 그다음이다. 그래. 여행은 여행일 뿐. 결정은 그다음에. 여행을 떠나서는 오로라만 생각하자. 판단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사실…… 난 이번 여행을 마치고 뭔가 큰 결정을 할 생각인 것이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릴, 아주 큰 결심을. _<어디로 가는 게 뭐가 중요해>에서

 

 

내 인생의 오로라는?
낯선 길 위에서 하나씩 헤아려보는 것들

모든 걸 떨쳐버리겠다고 20시간 비행기를 타고 먼 이국까지 날아왔건만, 민박집에서 이케아 냄비에 삼양라면을 끓이다 프로그램 시청률을 검색하는 그였다. 여행중에 만나는 이국의 낯선 풍경과 사람들 속에서도 그는 자꾸 녹화 때의 기억들만 끄집어냈다. 기념품 가게에서 만난 오로라 사진 밑의 ‘VARIETY’라는 글자를 보고 버라이어티 정신을 주야장천 외치던 강호동을 생각하는 식이다. 그는 결국 지난날을 돌이켜보지 않고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인정하고, <12>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를 복기하기 시작한다.

 

 

나영석 피디가 사람들 속에서 발견하고 찾은 것!
프로그램을 만들기까지, 그 뒷이야기

그는 방송을 만들며 항상 각 멤버들에게서 그들의 장점을 배우고 발견했다. 무엇보다 수십 명에 달하는 스태프가 한마음으로 방송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심장으로 느낀 소중한 경험을 했다. 아이슬란드 여행의 백미가 오로라라면 나영석 피디 인생의 오로라는 방송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가족이 입국했을 때 눈물을 흘리던 작가와 까르끼가 울 때 어깨를 들썩이던 호동이 형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분명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같은 생각을 하며 방송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그런 느낌이 저릿저릿 심장을 관통할 때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그 누가 뭐라 하든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최고로 올바른 결과물임을. 나의 피디 인생 어딘가에 오로라가 빛나고 있다면, 그 빛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이 작품을 비추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_<내 인생의 오로라>에서

 

 

인생을 걸고 질문을 던지니 결국 가슴이 답하더라

 

오늘도 어딘가로 달리고 있는 이 땅의 동지들에게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행 내내 그가 좇았던 것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 회사의 파업으로 인해 예상보다 휴식의 시간이 길어지고, 그는 제주도에 내려가 펜션을 열어볼까, 콧수염을 기르고 술집 주인장이 되어볼까, 진지하게 모색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결국 휴가가 끝나갈 무렵 가슴으로부터 명쾌한 답을 듣게 된다.

 

일은 머리가 시키는 것이 아니고 가슴이 명령하는 것이다. 성공을 좇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두근거림을 좇아서 하는 것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나는 그동안 왜 잊고 살았을까. _<다음 행선지는 결국 내가 정해야 하는 것>에서

 

그리고 그 이후로 또다른 5년이 지난 지금, 그가 덧붙이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지금의 나는, 5년 전에 비해 조금은 행복해졌을까. 대답은, 글쎄 잘 모르겠다. 지위가 높아진다는 건, 아무리 좋게 말해도 남의 공을 빼앗아 먹을 일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예전엔 책상에 앉아 입으로만 일을 하던 부장님들이 그렇게 미웠는데, 어느덧 내가 부장님들처럼 일을 하고 있다. 이 인지부조화가 심각해지면 또 어떡하나. 다시 아이슬란드로 떠나야 하나. 또 오로라를 보며 소원을 빌어야 하는 걸까. 세상을 5년 정도 더 살아보니 한 가지는 알게 되었다. 고민은 늘 생긴다는 것. 중요한건 그 고민을 정면으로 바라볼 용기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아이슬란드를 떠올린다. 눈길을 걸으며, 이름마저 낯선 작은 도시를 헤매며, 나는 진짜 나를 만나고 내 속을 찬찬히 들여다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5년이 지나 들춰보니 굉장히 창피한 이 책을, 다시 서문을 쓰고 세상에 내어놓는 이유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지친 직장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똑같기 때문이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조금 쉬어간다고 큰일이 생기는 건 아니더라. _<들어가는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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