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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뒷골목을 읊다 - (당시唐詩에서 건져낸 고대 중국의 풍속과 물정)
마오샤오원
김준연, 하주연
글항아리
2018년 2월 2일 발행
400쪽 | 145*205 | 무선
978-89-6735-479-4 03910
정상
19,500원

당나라 일상을 훔쳐본 CCTV!
시 300수와 그림 100폭에 은연중 드러난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다

나라의 일생을 기록한 것이 사史라면, 사람의 하루하루를 기록한 것은 시詩다. 시는 그 시대 사람들의 일상과 꿈, 온갖 시시콜콜한 것부터 원대한 것까지 그들이 행하고 또 바라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마오샤오원은 중국 고전 시가를 대중에게 소개해온 작가로, 여기서는 당시唐詩 약 300수를 들어서 당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9개의 분류, 즉 "입신양명" "결혼" "꽃" "꿈" "화장" "기녀" "옷" "음식" "싸움" 등으로 묶어 보여준다.

이 책에서 우리는 기존의 역사서가 제공하던 유의 정보들, 당나라가 다른 나라와 어떤 관계에 있었고, 아무개 왕이 무슨 정책을 폈는지 등은 알 수 없지만, 당나라가 강성하던 시기 그 사람들의 연회가 얼마나 호화로웠고, 당나라의 성쇠에 따라 여인들의 옷차림은 어떻게 달라졌으며, 꽃과 풀로도 싸울 정도였던 그들의 호승심이 어떤 놀이 풍경을 자아냈는지 등을 알게 된다. 적재적소에 함께 실린 중국의 옛 그림 약 100폭은 상상을 풍부하게 한다. 더불어 시의 구절을 직접 인용했기에 고대 중국의 호시절에 어떤 아름다운 시가 있었는지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며, 곳곳에서는 이백, 두보, 한유, 백거이 등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대시인의 일화가 등장해 흥미를 돋운다. 결국 독자들은 이러한 대시인을 비롯한 그 시대의 훌륭한 시인들과 함께 시대의 뒷골목을 걷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지은이

마오샤오원毛曉雯
고전문학 전문 작가. 난징대를 졸업한 뒤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 고전시가를 대중에게 소개해오고 있다. 청나라 초 요절한 천재 사인詞人 납란용약의 삶을 다룬 『납란용약 사전納蘭容若詞傳』(공저)이 5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일약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고전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외의 저서로 저명한 시사 연구자이자 평론가인 쑤잉蘇纓과 공동 집필한 『당시의 유미주의唐詩的唯美主義』 『이상은 평전李商隱詩傳』 등이 있다.


옮긴이

김준연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당대 칠언율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당시唐詩를 중심으로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당시』 『중국, 당시의 나라』 『사불휴死不休: 두보의 삶과 문학』(공저) 『두보 고체시 명편』(공저) 등이 있다.

하주연
성신여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중일어문학과 에서 「이청조李淸照 사詞에 나타나는 시적 화자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논문으로 「송사에 보이는 "물" 이미지 연구」 「온정균溫庭筠 사詞 의 장면 구성 기법에 나타난 영상미학적 특징」 등이 있다.
프롤로그

1장 자기 홍보: 시와 입신양명
2장 연리지: 혼례에서 이혼까지
3장 꽃: 모란 열풍
4장 도깨비불: 꿈과 기이한 이야기
5장 매화 화장: 분을 칠하고 연지를 바르고
6장 붉은 소매: 기루의 여인들
7장 구름옷: 노출과 남장
8장 식탐: 연회의 금은 그릇
9장 북 치기: 꽃과 향으로도 싸우다

남은 이야기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당나라 일상을 훔쳐본 CCTV!
시 300수와 그림 100폭에 은연중 드러난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다

 
나라의 일생을 기록한 것이 사史라면, 사람의 하루하루를 기록한 것은 시詩다. 시는 그 시대 사람들의 일상과 꿈, 온갖 시시콜콜한 것부터 원대한 것까지 그들이 행하고 또 바라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마오샤오원은 중국 고전 시가를 대중에게 소개해온 작가로, 여기서는 당시唐詩 약 300수를 들어서 당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9개의 분류, 즉 ‘입신양명’ ‘결혼’ ‘꽃’ ‘꿈’ ‘화장’ ‘기녀’ ‘옷’ ‘음식’ ‘싸움’ 등으로 묶어 보여준다. 이 책에서 우리는 기존의 역사서가 제공하던 유의 정보들, 당나라가 다른 나라와 어떤 관계에 있었고, 아무개 왕이 무슨 정책을 폈는지 등은 알 수 없지만, 당나라가 강성하던 시기 그 사람들의 연회가 얼마나 호화로웠고, 당나라의 성쇠에 따라 여인들의 옷차림은 어떻게 달라졌으며, 꽃과 풀로도 싸울 정도였던 그들의 호승심이 어떤 놀이 풍경을 자아냈는지 등을 알게 된다. 적재적소에 함께 실린 중국의 옛 그림 약 100폭은 상상을 풍부하게 한다. 더불어 시의 구절을 직접 인용했기에 고대 중국의 호시절에 어떤 아름다운 시가 있었는지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며, 곳곳에서는 이백, 두보, 한유, 백거이 등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대시인의 일화가 등장해 흥미를 돋운다. 결국 독자들은 이러한 대시인을 비롯한 그 시대의 훌륭한 시인들과 함께 시대의 뒷골목을 걷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태산처럼 큰 사람들
스스로 자못 빼어나다고 여겨서/ 곧장 중요한 지위에 올라 
임금을 요순 위에 이르게 하고/ 다시 풍속을 순후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_두보, 「위좌승 어른에게 올리다」
 
시를 통해 고대 중국을 체험하는 것은 그렇다 해도, 여러 나라 중 굳이 당나라를 살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 마오샤오원은 당나라 사람들이 ‘여느 고대 중국의 사람들’과는 달랐다고 말한다. 이는 당나라가 당시 세계에 견줄 만한 나라가 없을 만큼 강성한 대국이었던 것과 관계있다. 당나라의 기세가 뻗어나갔던 만큼, 당나라 사람들의 기세도 치솟았으며, 이는 그들 생활의 일거수일투족에 새롭고 재미있는 풍경을 만들어냈다.
당나라 사람들은 우선 자유로웠다. 겸손이 최고의 미덕이었던 중국에서 당나라 사람들은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 시를 들고 권력자의 집을 닳도록 드나들었고, 자신의 시를 명승지에 걸고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길 바랐다. 여성들은 모자를 벗고 옷깃을 낮추어 노출의 금기를 깨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고, 남장 등 자신을 빛낼 수 있는 것이면 어떤 것도 개의치 않았다. 태평성대가 당나라 사람들의 자신감을 키웠고, 그들은 도덕이니 관습이니 하는 옛것에 휘둘리기보다 틀을 깨는 파격을 시도했다. 당나라 사람들은 또한 그 자유분방함으로 언제나 극단으로 나아가서, 늘 가장 큰 것, 가장 화려한 것, 가장 훌륭한 것을 추구했다. 꽃을 즐길 때는 자신의 집을 넘어 자신의 마을을 꽃으로 둘렀고, 술을 즐길 때는 수로를 만들어 술로 채우고 그 위에 배를 띄웠다. 자연을 곁에 둘 때는 바다를 보고 싶으면 방 하나를 물로 채우고, 키우는 새를 위해서는 물 위에 육지를 직접 만들어주었다. 강대국으로서 그들이 가졌던 생활의 여유, 마음의 여유가 보기 드물게 찬란한 생활 모습을 만들어냈다. 시로써 당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은 팽창하는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들끓는지를 알게 해준다.
이렇듯 호기로웠던 당나라 사람들 중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집단을 둘 들자면 하나는 시인이다. 크고 눈부신 시대는 중국에서 유사 이래 손꼽히는 대시인들을 낳았고 위대한 시를 만들어냈다. 이백, 두보, 한유, 백거이, 왕유, 이상은, 피일휴, 원진, 사공도 등 역사에 남은 시인들이 이 시대에 태어나 깊은 궤적을 남겼다. 이백의 「월녀시」, 두보의 「여인행」, 백거이의 「장한가」처럼 우리나라에까지 그 이름이 알려진 시들과 함께 이름 모를 시인이 지은 이름 없는 아름다운 노래들 모두 번영했던 그 시대와 함께 흘러넘친 풍류와 기상을 보여준다. 위대한 시인을 낳은 시대답게 당나라는 시를 끔찍이 사랑한 시기였다. 당나라에서는 시인의 시 한 수가 웬만한 화폐보다 나았고, 기녀는 시를 외울 수 있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였으며, 어떤 이는 자신의 몸에 시화를 빼곡히 문신해넣었다. 당나라 사람들의 생활과 함께 그들의 이러한 시심詩心이 책 속에 가득 들어차 있다.
또 다른 집단으로는 여성들이 있다. 마오샤오원은 여성 작가로서 당나라 여성들을 각별한 애정을 담아 그려냈다. 얼굴을 노을빛으로 물들이고 이마를 금빛으로 칠하던 그들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찬탄하고, 얼굴과 몸에 그늘을 드리웠던 갑갑한 복식을 벗어던진 대범함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동시에 시대 탓에 그들이 겪어야 했던 불행도 잊지 않았다. 불합리한 결혼생활에 당나라 여성들이 어떻게 저항했는지, 기루의 여인들은 어떻게 길러졌으며 여러 속박에 묶인 처지에서도 어떻게 당당할 수 있었는지를 설도 등 당대 여류 시인들의 시와 함께 엮었다.
 
보석처럼 꾸민 생활
옷은 황금 같고 몸은 옥 같고/ 눈은 가을의 물 같고 머리카락은 구름 같네
노을빛 치마에 달빛 웃옷을 입은 한 무리 _ 위장, 「천상의 선녀」
 
한 시대를 아는 것에 그 시대의 풍속과 물정에 대한 이해를 빼놓을 수 없다. 당나라 때는 파격을 좋아하고 무엇을 좇을 때 한계를 모르던 시기여서 갖가지 진기한 문화가 있었다. 마오샤오원은 당나라 사람들이 아름다움과 재미 그 자체를 즐겼던 사람이라고 썼다. 아름다움이며 재미에서 어떤 의미를 찾지 않고 그를 수단으로 삼지 않으며 목적지로서 즐겼다는 뜻이다. 이러한 당나라의 미학 덕에 그 시대 사람들은 거침없이 생활 구석구석을 풍성하게 꾸며나갔다. 
이 책의 각 장은 그러한 재기 넘치는 생활상을 다룬다. ‘연리지’ 장은 당나라의 전통적 혼례 절차를 짚으면서 그와 더불어 그 절차 사이사이 시가 함께하던 아름답고 따뜻했던 광경을 그려냈다. 이 장은 당나라 때 이미 ‘합의 이혼’이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도 전한다. ‘꽃’ 장은 당나라 사람들이 꽃을 얼마나 다채롭게 즐겼는지 보여준다. 시험에 급제한 진사들은 ‘탐화랑探花郞’을 뽑아 진귀한 꽃을 구하는 대결인 ‘탐화’를 했고, 당나라 장안 거리의 여인들은 꽃을 머리 가득히 꼽고 누구 꽃이 아름다운지 겨루는 ‘투화鬪花’를 했다고 하니 봄에 장안의 거리 리가 얼마나 들썩였을까? ‘붉은 소매’ 장에서는 당나라의 기루와 그 안의 여인들을 그려낸다. ‘비루 먹은 말’로 불리며 여인들이 야만적으로 기녀로 길러지던 방식, 그런 한편에 대표적인 홍등가인 평강리의 단정하면서도 향기롭던 모습 등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구름옷’ 장은 당나라 여인들의 복식을 다룬다. 노란색과 붉은색 등 화려한 색채의 치맛자락들, 그리고 노출, 남장, 오랑캐 복장 등 금기를 깨는 유행이 그 여인들의 강한 성정을 드러낸다. ‘식탐’ 장에서는 당나라 때 중국인들이 ‘따로 먹기’에서 ‘함께 먹기’로 변화해갔음을 보여주며, 이역 식기와 서양 음식 등을 통해 당나라가 외래문화를 수입하는 데도 매우 호의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북치기’ 장은 당나라 사람들이 생활을 놀이로 만들기를 얼마나 즐겼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풀과 꽃을 꺾어와 그 이름과 별명으로 시를 지어 대결하는 ‘투초鬪草’, 차를 누가 더 잘 만드는지 겨루는 ‘투다鬪茶’ 등 먹는 것과 보는 것 모두를 놀이로 만들었다.
이 책은 중국 옛그림 약 백 폭을 글 중간 중간 배치해 독자들이 이런 생활을 구체적이면서 더 진실에 가깝게 상상할 수 있게 도왔다. 앞서 말한 생활상들, 즉 시를 짓는 모습, ‘투초’를 벌이는 궁궐 안 사람들, 남장을 한 채 말을 타고 봄놀이를 떠나는 여인들 등을 이 그림들 속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책 속으로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은 바로 『전당시全唐詩』, 즉 당나라 사람이 쓴 그 5만 편가량의 일기를 이용해서 퍼즐 놀이를 하는 것이다. 가슴이 뛰고 호흡이 있고, 아프기도 하고 떠들썩하기도 하고, 생기 있고 요동쳤던 당나라라는 시대의 퍼즐을 맞춰보려고 한다. 시에서 당나라의 정책 혹은 전쟁이나 법령이 아닌 이야기들을 끄집어내고자 하는 것이다._「프롤로그」
 
당나라 후기의 유명한 재상인 배도裴度는 오랫동안 병을 앓았는데, 늦봄에 우연히 남쪽 정원을 노닐다 모란이 아직 피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난간에 기대어 유감을 금치 못했다. “내가 이 꽃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니 슬프구나.” 그런데 이튿날 남쪽 정원에 한 무리의 모란이 먼저 피었다. 하인이 다급히 이 소식을 알리자 배도가 그 말을 듣고 마치 원진이 친한 친구인 백거이가 폄적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의 반응처럼 “죽을병에 걸렸다 놀라 일어나 앉아” 기를 쓰고 나가서 모란을 감상했다. 배도는 활짝 핀 모란을 보며 깊은 위로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사흘 뒤에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고 한다. _ 「꽃: 모란 열풍」
 
어조은魚朝恩은 방을 하나 만들고, 방의 네 벽에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판을 설치했다. 유리판  사이에는 흐르는 강물과 각색의 수초와 물고기들을 가득 채워두고 ‘어조동魚藻洞’이라고 불렀다. 그 안에 있으면 물빛이 맑게 반짝거렸고, 아름다운 물고기가 머리 위로 헤엄치고 부드러운 수초가 숨결에 흔들리면 정말로 쉬즈모徐志摩가 묘사한 그대로였다. “하늘의 무지개여라. 부평초 사이로 잘게 부서져, 오색의 무지개 같은 꿈속으로 가라앉나니.”_「도깨비불: 꿈과 기이한 이야기」
 
나는 한방경이 ‘바다 위의 꽃’이라고 한, 아름답고도 처절한 비유를 어떻게 생각해냈는지 모른다. 다만 나는 이로부터 옛날 남자들이 자신의 기루생활을 (…) 시적으로 묘사한 것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그 씁쓸한 구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꽃은 가지와 잎이 무성한데도 모두 뿌리가 없다.” _「붉은 소매: 기루의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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