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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데드라인
Deadline at Dawn
윌리엄 아이리시
이은선
엘릭시르
2017년 7월 14일 발행
376쪽 | 137*203 | 무선
978-89-546-4402-0
정상
13,500원

"나는 이제부터 살인자가 되어야 한다"
달콤쌉싸래한 도시 누아르의 작가 윌리엄 아이리시의 시간 제한 서스펜스

뉴욕의 싸구려 댄스홀에서 일하며 외롭게 살아가는 브리키. 어느 날 새벽, 그녀는 같은 마을 출신에다 옆집에 살았다는 남자를 만나곤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가슴이 부푼다. 내친김에 함께 고향 가는 버스를 타러 가던 중,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를 발견한 둘은 살인자로 몰릴 위기에 처하는데……. 버스 출발 시각까지는 단 네 시간. 그녀는 진범을 잡고 소망을 이룰 수 있을까?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의 스물여덟 번째 작품 『새벽의 데드라인』이 출간되었다. 윌리엄 아이리시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이창〉 등의 원작이 된 도시 배경의 누아르 소설을 왕성하게 집필해 "누아르의 창조자"로 불리는 작가다. 『새벽의 데드라인』은 『환상의 여인』, 『상복의 랑데부』(코넬 울리치라는 이름으로 발표)에 이어 "미스터리 책장"이 소개하는 그의 대표 장편소설로, 새 출발을 하려던 순간 시체를 맞닥뜨리고 살인자로 몰리게 된 남녀 주인공이 진짜 살인자를 추적해가는 하룻밤 동안의 일을 그린다. 청춘 남녀가 몇 안 되는 단서로 밤사이에 진범을 잡기 위해 벌이는 고된 추적의 여정에, 그들이 절박하게 붙든 새 출발에 대한 희망을 버무려 처연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이어가는 솜씨는 과연 도시 누아르의 거장답다.
 윌리엄 아이리시는 1903년 뉴욕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코넬 울리치의 필명이다. 영국, 스페인, 유대인 혈통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에 부모가 이혼한 뒤로 아버지와 함께 혁명기의 멕시코, 쿠바, 바하마 제도 등에서 살았는데 이 동안에는 호텔을 전전하는 생활을 했으며 학교는 다니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 경험한 남미의 생활은 후의 작품에도 영향을 끼친다. 뉴욕으로 돌아온 울리치는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컬럼비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학생 신분으로 첫 번째 작품인 『봉사료 Cover Change』(1926)을 발표한 뒤로 미국 문학의 총아로 불리며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그는 두 번째 작품까지 인기를 끌면서 대학 입학 삼 년 만에 학업을 중단한다. 울리치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애독자였는데 첫 작품은 오마주라고 할 만큼 그 영향이 드러나 있다. 1930년대 중반에 들어 울리치는 펄프 잡지에 단편을 발표하면서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역량을 키웠다. 자신이 태어난 뉴욕을 무대로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에 도시인의 삶을 감성적으로 그리는 그의 작풍은 이 시기에 완성되었다. 200편이 넘는 단편을 썼는데 대표적 단편 중 하나인 「이창」(1942)는 1954년에 히치콕에 의해 영화화되어 유명해졌다.

 

윌리엄 아이리시라는 필명은 『환상의 여인』을 발행할 때 붙인 이름으로 아이리시라는 필명으로는 총 다섯 편을 썼다. 울리치는 미들 네임인 조지 호플리라는 이름으로도 두 작품을 발표했다. 서스펜스 미스터리 외에도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많이 썼다. 알코올 중독에 의한 당뇨로 왼발을 절단하고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된 울리치는 1968년 맨해튼의 호텔 복도에서 뇌졸중 발작을 일으켜 64세로 생을 마감한다. 울리치의 막대한 재산은 어머니의 이름으로 모교 컬럼비아 대학에 기부되었다. 

009 새벽의 데드라인
368 작가 정보 | 윌리엄 아이리시
 
 
“나는 이제부터 살인자가 되어야 한다”
달콤쌉싸래한 도시 누아르의 작가 윌리엄 아이리시의 시간 제한 서스펜스
 
뉴욕의 싸구려 댄스홀에서 일하며 외롭게 살아가는 브리키. 어느 날 새벽, 그녀는 같은 마을 출신에다 옆집에 살았다는 남자를 만나곤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가슴이 부푼다. 내친김에 함께 고향 가는 버스를 타러 가던 중,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를 발견한 둘은 살인자로 몰릴 위기에 처하는데……. 버스 출발 시각까지는 단 네 시간. 그녀는 진범을 잡고 소망을 이룰 수 있을까?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의 스물여덟 번째 작품 『새벽의 데드라인』이 출간되었다. 『새벽의 데드라인』은 『환상의 여인』을 시작으로 『상복의 랑데부』(코넬 울리치라는 본명으로 발표)에 이어 ‘미스터리 책장’이 소개하는 윌리엄 아이리시의 대표 장편소설이다. 아이리시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이창〉(1954) 등의 원작이 된 도시 배경의 누아르 소설을 왕성하게 집필해 ‘누아르 소설의 창조자’로 불리는 작가로, 이 작품은 고향을 그리워한 청춘 남녀가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겪는 고난에 무정한 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추적극을 긴장감과 우수로 엮어낸 서스펜스 누아르의 걸작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에서, 하룻밤 사이 얼굴 없는 살인자를 찾아라
윌리엄 아이리시는 무정하고 압도적인 도시의 이미지에, 한 치 앞의 미래조차 모르면서 원하는 대로 살고자 죽을힘을 다하는 등장인물의 무상함을 대비시켜 우수를 자아내는 필치가 장기인 작가다. 『새벽의 데드라인』은 그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새 출발을 하려던 순간 시체를 맞닥뜨리고 살인자로 몰리게 된 주인공 브리키와 퀸은 진짜 살인범을 잡아 자신들은 혐의를 벗고 뉴욕을 떠나기 위해 밤사이 고된 추적을 벌인다.
아이리시는 미스터리의 고전적인 플롯과 트릭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시간과 죽음과 경주하는 등장인물의 절박한 움직임으로 스릴과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새벽의 데드라인』에서는 주인공들에게 작중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로 묘사되는 뉴욕에서 단 네 시간 만에 살인자를 잡으라는 임무를 주어 본격적인 경주의 시작을 알린다. 현장에서 단서도 몇 개 얻지 못했고 살인자의 얼굴도 심지어 성별조차도 모르는데 동이 트기 전에는 살인자를 잡아야 한다. 아이리시는 브리키와 퀸이 이 임무를 두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의식하는 장면을 군데군데 배치하여 독서의 긴장감을 높일 뿐 아니라, 이들이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함께 행동하기도 개별 행동하기도 하며 이어가는 두 갈래 수사 장면을 절묘하게 교차시켜 잘 짜인 플롯을 접하는 쾌감 또한 선사한다.
이에 더해 『새벽의 데드라인』은 주인공들만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한밤의 뉴욕에서 수사 도중 마주치는 사람들에게서 본 절망이나 희망 어린 에피소드들이 서정적이고 감상적인 분위기로 촘촘히 엮여 있어 예술적인 도시 스케치 연작으로도 읽힌다. 아이리시는 도시의 밤거리를 주로 압도적인 어둠과 범죄와 비밀을 상징하는 무정한 장소로 그린다. 이 작품도 큰 궤에서는 그 궤도를 따르지만, 등장인물들이 비추는 다양한 삶에 힘입어 색다른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시의 그물에 걸린 청춘들의 절망과 희망
『새벽의 데드라인』은 대공황 이후에 미국의 청춘들이 겪은 극심한 실업난과 도시의 삶이 불러오는 소외감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브리키는 도시에서 성공한 댄서가 될 수 있다고 믿고 고향에서 상경해 뉴욕으로 왔다. 하지만 그후로 오 년이 흐른 작품 시작 시점에서 싸구려 댄스홀에서 손님들의 춤 상대를 해주며 돈을 버는 신세다. 다른 주인공인 퀸은 브리키처럼 구체적인 미래를 그리지는 않았더라도 뉴욕을 “황금빛 꿈”의 실현지로 바라보고 이 년 전에 상경했다. 하지만 그가 만난 뉴욕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어 일용직을 전전한 끝에 범죄에도 엮이게 만드는 도시였다.
작가 아이리시는 오랫동안 뉴욕에서 살았으며 뉴욕에서 생을 마감했음에도 뉴욕과 여타 다른 ‘도시’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에게 도시는 극대화하자면 사랑을 상징하는, 순수한 인간성을 망치는 더러운 세상 자체였다. 이런 애증은 그가 도시의 밤거리를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로 그리면서도 인간을 소외시키는 도시의 끔찍함을 강조하며 작품을 파멸적으로 끝맺는 원인이었다. 그는 단편 「굿바이 뉴욕Goodbye, New york」(1953)에 본인의 심경을 투영한 문장을 남기기도 했다.
 
“불운한 두 개의 것들이 도망을 친다. 무(無)에서 무(無)로……. 우린 감히 되돌아볼 수도 없고, 그것들은 우릴 그 자리에 서 있게 놔두지도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은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것이다.”
 
그는 끝내 도시를 떠나지 못했고 본인의 병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작품에 남긴 문장대로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 파멸시키는 것”과 다름없는 죽음을 맞았지만, 『새벽의 데드라인』에서 퀸과 브리키는 욕망을 상징하는 도시를 벗어나 고향으로의 귀환을 선언한다. 이것은 인간성의 회복을 추구하는 선택으로 비친다. 한편 도시에서의 화려한 삶이 선망의 대상이고 도시에 일자리가 모여 있는 이상, 도시에서 상처입고 실패한 청춘이 갈 곳이 많지 않으며 막다른 골목에 처한 그들의 범죄율 증가 또한 피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이 작품은 정면에서 실업 문제 등을 다루는 것은 아니나 그려지는 삶의 단면들이 묵직하여 현대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점도 많다. 우리나라는 미국 못지않게 급격한 근대화 및 도시화로 농촌의 공동화와 도시의 인구 밀집화가 생겨난 여러 문제를 안고 있으며, 최근 십 년간은 실업률이 증가하며 가족과 떨어져 일자리를 찾아 외로이 도시에 이동해 사는 청춘들의 시름이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젊은이들의 범죄는 절망을 위로해주지도 희망을 품어주지도 않는 도시에도 상당 부분 원인이 있다. 아이리시는 젊은 시절부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때부터 이미 도시에서의 삶에 절망을 느낀 사람으로서, 『새벽의 데드라인』에서는 도시에 선택받지 못한 젊은이들이 겪는 애환을 솔직하고 동정적으로 그린다.
 
●책 속에서
그녀에게 그는 분홍색 댄스 티켓이었다. 그것도 써버려서 반동강이 난 티켓에 불과했다. 십 센트당 이 센트씩 떨어지는 수고비였다. 그녀에게 딱 붙어 밤새도록 온 사방을, 온 플로어를 누비는 한 쌍의 발이었다. 오 분 동안에는 어느 방향으로든 그녀를 움직일 수 있는 이름 없고 의미 없는 사람이었다. 빈 양철 양동이로 쌓은 탑에 거센 모래 폭풍이 불어닥친 듯 오 분 동안 악단석에서 빗발치듯 쏟아내는 4분의 2박자 음표. 그런 다음 스위치가 내려간 것처럼 갑작스레 찾아오는 정적과 뒤를 잇는 일이 분간의 먹먹함. 갈비뼈를 옥죄는 낯선 자의 팔에서 해방된 순간 터지는 시원스러운 호흡. 그리고 모든 게 다시 시작된다. 또다시 불어오는 모래 폭풍, 분홍색 티켓, 그녀를 쫓아오는 한 쌍의 발, 마음대로 그녀를 조종하는 아무개.
(9쪽)
 
“뉴욕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도시잖아요.”
“덕분에 일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쉬워질 수 있어요. 작은 마을이라면, 우리 고향 같은 시골이라면 들통날 가능성이 무척 높아서 범인들이 납작 엎드려 몸을 사릴 테니 절대 잡을 수 없을 거예요. 반면 여기는 워낙 큰 도시라 안전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켜서 범인들이 몸을 숨기거나 피하지 않을 수 있어요.”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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