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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プリズム
누쿠이 도쿠로
김은모
엘릭시르
2017년 3월 20일 발행
316쪽 | 128*188 | 사륙판 | 무선
978-89-546-4401-3
장편소설
정상
12,800원

『통곡』과 『우행록』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 누쿠이 도쿠로. 주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유명한 그의 신작 『프리즘』은 한 인물의 죽음을 둘러싸고 네 명의 화자가 저마다 추리를 펼치는 형식의 본격 미스터리이다. 하나의 빛이 프리즘을 거치면서 여러 모습으로 보이는 것처럼 한 인물이, 혹은 한 사건이 여러 인물의 눈을 통해 각양각색으로 변주되는 모습은, 기존의 본격 미스터리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초등학교 여교사가 자택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용의자는 동료 교사로 특정되고 사건은 금세 해결되는 듯 보였지만……. 사건에 얽힌 인물들의 증언에 따라 사건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추리는 성립과 붕괴를 거듭해나간다. 과연 그 진상은 무엇일까?
1968년 도쿄 출생. 와세다 대학 상학부를 졸업하고 부동산 회사에 근무했다. 1993년 일본 희대의 범죄로 기록되는 미야자키 쓰토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장편소설 『통곡』으로 데뷔했다. 이 작품은 원래 제4회 아유카와 데쓰야 상 최종 후보심에 올랐다가 낙선했으나,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작가 기타무라 가오루의 전폭적인 지지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뛰어난 문장력과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신본격 미스터리의 새로운 기수로 발돋움했고, 2006년 일가족 살인사건을 다룬 장편소설 『우행록』으로 제135회 나오키 상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2009년, 한 어린아이의 갑작스런 죽음의 원인과 그 이유를 좇아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사회의 부조리함을 폭로한 장편소설 『난반사』를 발표해, 제141회 나오키 상 후보에 오름과 동시에 제6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또한 같은 해 발표한 장편소설 『후회와 진실의 색』 역시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23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함께 인정받은 대표적인 미스터리 작가로 입지를 굳혔다.
그외의 작품으로 『실종 증후군』 『유괴 증후군』 『살인 증후군』 『프리즘』 『피해자는 누구?』『야상』 『회색 무지개』 등이 있다.
Scene 1 허식의 가면
Scene 2 가면의 이면
Scene 3 이면의 감정
Scene 4 감정의 허식
작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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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즘 명사

빛을 굴절, 반사시키는 투명한 광학기구.

하나의 사건과 네 가지의 시선

하나의 빛이 프리즘을 거치면서 여러 모습으로 보이는 것처럼, 프리즘에서는 피해자인 여교사의 주변에 있는 네 화자가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피해자의 모습과 사건에 대해 서술한다. 피해자 미쓰코는 아이의 입장에 서서 아이에게 공감해줄 줄 아는 참된 교육자이다. 악의 없이 마냥 천진한 소녀 같은 여자이면서 한편으로는 남자들을 농락하는 악녀이기도 하다. 한 인물의 이미지가 이렇게 심하게 차이 나는 것은 화자와 그녀의 관계에 기인한다. 제자, 동료, 전 남자친구, 불륜 상대라는 확연하게 다른 관계성을 가진 인물들이 본인의 입장에서 느끼는 일방적인 이미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묘사되는 피해자의 모습도 달라지는 것이다.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본들 머리를 맞아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 관점에 따라 이 하나의 살인 사건은 사고가 되었다가 치정 살인이 되었다가 믿기 어려운 가까운 사람의 범행이 되기도 한다.

가식의 가면, 가면의 이면, 이면의 감정, 감정의 허식이라는 장 제목에도 암시되어 있지만, 재미있는 것은 각 장의 탐정 역과 범인 역이 꼬리를 물고 있다는 점이다. 저마다 생각하는 피해자의 이미지가 다른 것처럼 각 화자는 자신의 입장에서 추리를 펼치고 있기에 절대로 전체를 내다볼 수가 없다. 즉 프리즘을 통과한 빛의 스펙트럼 일부만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변화한 모든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독자뿐이다.

가설과 결말, 그리고 본격 미스터리

작중에는 총 열 가지의 가설이 등장한다. 물론 이 중에는 동기를 찾아볼 수 없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가설도 있고, 증거가 부족하거나 억측에 그치는 가설도 있다. 하지만 모든 가설은 각각의 화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정보 안에서 이끌어낸 추리에 근거하기 때문에, 해당 화자가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 내린 가설일지라도 실제 성립 여부를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이 바로 이 작품이 추구하고 있는 바라고 할 수 있다.

한 사건을 두고 여러 인물들이 저마다의 추리를 펼치는 방식을 채용한 작품은 비단 프리즘만이 아니다. 일찍이 추리소설의 원형을 만든 에드거 앨런 포의 마리 로제 수수께끼가 원조라 할 수 있고, 그 계보를 이은 작품으로 앤서니 버클리의 독 초콜릿 사건을 들 수 있다. 마리 로제 수수께끼가 다소 자의적인 결말로 마무리짓고, 독 초콜릿 사건역시 허점이 있어 열린 결말로 해석할 여지는 있으나 그래도 하나의 답을 내놓는 데에 비해 프리즘은 수많은 가설을 제시하지만 아무런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 이는 프리즘이 하나의 해답보다는 수많은 가설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3, 일본의 한 서점에서는 프리즘을 결말 대상 작품으로 선정하여, 독자를 대상으로 범인과 살해 방법, 동기를 공모하여 시상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본격 미스터리에 있어 해답은 절대로 두 개 이상이 될 수 없다. 누구든 여러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면 애초에 본격 미스터리의 본질인 후더닛(범인 찾기)’, ‘하우더닛(범행 방법 찾기)’, ‘와이더닛(범행 동기 찾기)’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리즘은 추리의 해답을 독자에게 맡기는 것으로 교묘하게 본격 미스터리의 범주에 머무른다. 일종의 안티 본격 미스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개의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해나가는 과정이야말로 본격 미스터리의 꽃이고, 작품을 읽어내린 독자 스스로가 만들어낸 가설과 추리야말로 작가가 매듭짓는 자의적인 해답보다 완벽한 결말이 아닐까.

 

이 작품에서는 열 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가설을 더 세울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시도는 미스터리 소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이 소설을 통해 톡자 여러분도 그러한 즐거움을 맛보셨으면 하는 게 저의 희망입니다.” _작가 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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