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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규칙
House Rules
조디 피코
엄일녀
포레
2017년 2월 10일 발행
784쪽 | 신국판(153*224) | 무선
978-89-546-4430-3
장편소설
정상
22,000원

"그가 진실을 말할수록 세상은 그를 거짓말쟁이 살인자라 말한다"

독특하고 논쟁적인 소재와 섬세한 스토리로 전 세계 4천만 독자를 사로잡은 최고의 이야기꾼
『마이 시스터즈 키퍼』의 작가가 선보이는 또 한 편의 감동 신작

참신한 소재와 섬세한 구성, 다층적 서사로 전 세계 4천만 독자를 사로잡은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조디 피코의 장편소설 『거짓말 규칙』이 포레에서 출간됐다. 1992년 소설 『혹등고래의 노래』로 데뷔한 그녀는 장기 기증, 맞춤아기, 왕따, 총기 난사 사건, 인종 문제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와 논의가 필요한 쟁점에 대해 꾸준히 화두를 던져왔다. 특히 자기 몸의 권리를 위해 부모를 고소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생명의 존엄성과 윤리의 문제를 대두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로도 채택되어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거짓말 규칙』은 살인 사건에 휘말린 한 자폐 소년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가족의 사랑, "다름"의 의미와 인간 이해의 가능성을 통찰한 작품으로 조디 피코의 탁월한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1966년 미국 뉴욕 주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1992년 첫 소설 『혹등고래의 노래』를 발표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그후 열 권 이상의 책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렸다. 2003년에 뉴잉글랜드 도서상을 받고,  『마이 시스터즈 키퍼: 쌍둥이별』로 2005년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선정한 알렉스상을, 『19분』으로 2009년 뉴햄프셔 플럼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았다. 조디 피코는 주로 가정 폭력, 장기 기증, 맞춤아기, 왕따, 총기 난사 사건 등 사회의 민감한 이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통해 고통스러운 도덕적 문제에 당면한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투쟁, 성찰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작품들은 미국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로 채택되기도 하며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녀의 작품들은 전 세계 35개국에 번역 출판되어 4천만 독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며, 주요 작품으로 『코끼리의 무덤은 없다』 『명백한 사실』 『심장이식』 『스토리텔러』 『작지만 거대한 것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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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마을을 충격에 빠트린 살인 사건,
한 소년이 체포되었다
 
한 번 본 영화의 대사를 줄줄 외우고, 번개의 원리나 폴리메라아제 연쇄반응에 대해 해박하고, 범죄 드라마 <크라임 버스터스>와 과학수사에 심취해 실제 사건 현장에까지 출몰하는 십대 소년 제이컵은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일종의 자폐증을 갖고 있다. 그는 아스퍼거인 특성상 타인의 감정에 잘 공감하지 못하고 외부 자극에 지나치게 민감해 타인과 접촉은커녕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한다. 상대의 눈을 보면 그의 생각이 오롯이 드러나 마치 자신을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정해진 일과와 규칙을 지키는 것에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제이컵의 엄마 에마는 이런 아들을 위해 ‘규칙’을 만들어주었다. ⓵자기가 어지른 것은 자기가 치우고 ⓶거짓말하지 않고 ⓷하루에 두 번 이를 닦고 ⓸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며 ⓹하나뿐인 남동생 테오를 잘 돌보는 것이 그것이다. 이 규칙은 제이컵이 사회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도록 쳐놓은 울타리 같은 것이지만, 그가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로 숨지 않도록 대비한 방책이기도 하다. 제이컵 역시 이런 엄마의 마음을 잘 알기에 규칙을 성실히 지키고, 매일매일 약을 챙겨먹고, 매주 두 번씩 하는 제스와의 ‘대인 기술’ 수업을 빼먹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컵이 살인 사건 용의자로 체포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세 가족의 삶은 또 한번의 원치 않는 큰 주목, 세상 사람들의 굴절된 관심을 받으며 정신없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제이컵이 자기 곁으로 가까이 오는 것을 허락했던 유일한 타인, 처음으로 제이컵에게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대해준 친구이자 대인 기술 교사인 대학원생 제스였다.
제이컵의 결백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에마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제이컵의 연루 가능성을 확인한 형사 리치는 그를 구치소에 가두고 모니터로 상황을 지켜본다. 과학수사에 협조하는 줄만 알고 신이 나서 형사를 따라왔던 제이컵은 갑자기 무너져버린 일상에 혼란스러워하다, 상황에 대한 추측을 이어가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피보나치수열을 세다, 자학하다, 자신만의 세계로 깊숙이 숨어버린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니?”
 당연히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그 규칙을 인정하면 다른 규칙을 어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거짓말 규칙』은 제이컵과 그 주변에 있는 네 명의 화자가 교차되며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러한 서술 방식은 독자가 인물의 내면에 밀착해 그 감정선을 섬세하게 따라가게 하는 동시에 인물이 서로에게 느끼는 상황이나 감정의 격차를 더욱 분명히 확인하게 해준다. 제이컵의 변호사 올리버는 보석을 청구해 제이컵이 구치소가 아닌 집에서 머물며 앞으로의 공판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지만, 제이컵이 아무 죄책감도 거리낌도 없이 ‘규칙에 따라’ 제스의 시신을 옮기고 살인 현장을 바꿨다고 증언해 파장을 일으키자 공판 때 제이컵이 발언하는 것을 금지시킨다. 그리고 제이컵이 앓고 있는 신경학적 장애로 인해 그가 범행 당시 옳고 그름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항변한다. 아스퍼거증후군은 장애가 아니라 그저 남들과 다른 것뿐이라고 말해왔던 엄마 에마는 이제 그것이 아이를 구할 유일한 희망이 되어버린 현실에 좌절하고, 사건의 판도를 뒤집을 수도 있는 중대한 비밀을 품은 테오는 이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제이컵을 체포했지만 그와 인간적인 교감을 나눴던 형사 리치는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을 놓아버리기 일쑤인 제이컵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한다.
제이컵 역시 자신에게는 명확한 진실을 아무도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답답함 섞인 의아함을 느낀다. 사실 제이컵은 거의 모든 사람의 행동에 의구심을 느낀다. 왜 사람들은 속마음과는 다른 말을 해서 상대를 헷갈리게 할까? 왜 궁금하지도 않은 친척의 안부를 물으며 시간을 낭비할까? 왜 분명한 진실을 말하지 않고 엉뚱한 항변을 계속할까? 이런 아이러니한 세상에서 제이컵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규칙을 따르는 것뿐이다. 혹여 그게 자신이 감옥에 들어가야 한다는 뜻일지라도.

    나는 그저 한 명이라도 내가 한 일을 이해해주고, 그렇게 한 이유를 알아주길 바랐다.
    나만큼 신경쓰는 사람이 있기를 바랐을 뿐이다. _355쪽
 

소년이 지키려 했던 소중한 규칙
그는 누구의 파수꾼이 되려 했을까?
 
사투와도 같았던 긴 공판을 마친 제이컵 가족과 올리버는 배심원들의 최종 평결을 기다리며 긴장 속에 다시 일상을 이어나간다. 여전히 제이컵은 살인 혐의로 가택연금 상태에 있고, 평결에 따라 감옥이나 정신병원에 들어가야 할 수도 있지만 벌써부터 결과에 연연하는 대신 마음을 비우고 현재의 시간을 묵묵히 살아낸다. 그리고 그 긴 여정의 끝에서 그들이 맞은 또 하나의 반전은, 지금까지 별나게만 취급했던 제이컵의 엉뚱한 말들과 그가 지켜온 규칙들, 그리고 납득이 가지 않았던 정황들과 맞물리며 마침내 모두에게 명확한 진실을 드러낸다. 제이컵이 누누이 말해왔던 진실이자 그가 온갖 위협을 무릅쓰고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어떤 규칙. 그것을 홀로 성실히 이행해갔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제이컵의 고독과 열망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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