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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작업실 - (만들고 채우고 궁리하는)
최예선
앨리스
2016년 8월 18일 발행
328쪽 | 135*190 | 신국판 변형 | 무선
978-89-6196-271-1
정상
14,800원

"작업실이 있고 보니 삶이 모양을 바꿨다."

하루 중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온전히 나와 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런 시간을 누릴 장소가 있기는 한 걸까? 독립해서 나만의 공간을 갖고 있다면 사정은 그나마 나을 수도 있지만, 역시 집은 집. 일단 느슨하게 풀어진 마음부터 단단히 조여매고 일에 집중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라면……. 그러니 자꾸만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나가 음료 대신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먼저 찾게 된다. 아, 내게도 내키는 대로 일하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클 필요도 없다. 작지만 마음껏 꼼지락대고, 완전무결하게 내가 ´나´일 수 있는 곳이면 된다.
삶에 치이고 등 떠밀려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이들에게 작업실이란 존재는 일종의 로망보다 사치에 가까울지 모른다. 아무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가득한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작업실만은 예외로 쳐주어야 하지 않을까?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 있다면, 나와 교감하는 곳이 있다면, 때로는 사람들과 웃고 때로는 한 구석에서 소리 내어 울 수 있다면 그게 나만의 공간인 작업실일 테니까.

노트북을 끼고 무수한 카페를 전전하며 신세를 진 경험이 있다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두어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책과 자질구레한 사물들을 쌓아두어도 여유가 있는 널찍한 테이블은 물론이거니와 서너 명 정도의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 이왕이면 즐길 거리가 많은 동네 그러면서도 한적한 골목에 위치하는 나만의 아지트. 이 책의 지은이 역시 한때 홍대 앞 카페를 전전하며 공간에 대한 욕망을 키웠다. 그러다 연남동의 동네 풍경에 매료되어 그 속에 자신을 밀어 넣기로 결심했다. "임대문의"라 적혀 있는 빈 공간을 덜컥 계약해버린 후, 직접 공간을 만들고 채우기까지의 경험담은 현실의 숫자와 씨름하며 공간의 효율성에 자신의 생활을 대입하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공간을 갖는다는 건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일과 지극히 닮아 있다.
이 책은 "작업실 구경"의 화려함이라거나 "작업실 이렇게 시작해보세요"라는 제안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묵묵히 한 사람의 풍경을 작업실이라는 공간을 매개 삼아 사람과 시간이 더해지는 모습을 넌지시 비출 뿐이다. 그렇게 "무엇이건 할 수 있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지은이의 작업실은 7년의 시간 동안 "읽고, 쓰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함께 공부하고 놀기 위한 공간"이 되었다. "계획이라는 "행동"과 노력이라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 곳이기에 여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나고 경험과 추억이 가득한 인생이 펼쳐진다.
 글 쓴다.
 
바라보다, 어루만지다, 길을 걷다. 이 세 개의 동사로 이루어진 삶이다. 그림을 보고 공간과 찻잔을 어루만지고 여행자가 되어 걷는다. 이 세 동사로 오랫동안 글을 지었다. 거기에 ‘작업실하다’라는 동사를 더해본다. 이상하게도 이 동사는 나를 무명처럼 탄탄하고 덤덤한 인간으로 바꾸었다. 이번엔 그 동사로 글을 지었다. 공간과 장소에 대한 글쓰기를 여태 해왔지만, 아홉 평짜리 작업실에서 오랫동안 몸담은 후에야 공간이란 얕았다 깊어지고, 늘어났다 줄어들며, 그늘 깊은 곳에도 치밀하게 아름다운 것을 숨겨둔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텅 빈 작업실도 꽉 찬 작업실만큼 사랑한다. 그리고 끝까지 숨을 밀며 문장을 쏟아낸 후 홀로 맞는 밤의 작업실을 가장 사랑한다.
연남동 달콤한 작업실에서 일곱 번째 여름을 맞았다. 이천삼백 번째 밤이 지났다.
 
『언니들의 여행법』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밤의 화가들』『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홍차, 느리게 매혹되다』를 지었다.
 
1부 ◆ 우리 작업실이나 할까?
겨울과 봄 사이의 집
우리 작업실이나 할까?
골목길의 안녕연구소
벽이 이야기하는 것들
**작업실 공사일지
만들고 주워 모으고 얻어온
보이지 않는 원칙
이윽고 달콤한 작업실
작업실, 내 두 번째 집

2부 ◆ 공상의 다락방
연남동 산책
첫 번째 여름, 실수들
짓다,로 할 수 있는 일
그림 걸 자리
턴테이블 들어온 날
지도 수집가
에세이스트의 책상
일인용 다호
책의 집
시대의 우울
**내 서가에 꽂힌 책들

3부 ◆ 모두의 서재
맞은편에 산다는 건 이웃이라는 뜻이야
밤의 작업실
달콤한 언니들의 화수목한 공동체
거문고 타는 봄밤
목요일 밤엔 함께 읽기로
평상이라는 우주
**L"endroit inattendu 내 친구들의 작업실

4부 ◆ 달빛 옥상
플라타너스, 플라타너스
원 플레이트 퀴진과 원 팟 퀴진
같이 식사할래요?
다리가 세 개인 의자
만월의 테라스
실스마리아로 가는 길
다카포, 처음으로 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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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내게도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작업실이 있고 보니 삶이 모양을 바꿨다.”
 
하루 중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온전히 나와 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런 시간을 누릴 장소가 있기는 한 걸까? 독립해서 나만의 공간을 갖고 있다면 사정은 그나마 나을 수도 있지만, 역시 집은 집. 일단 느슨하게 풀어진 마음부터 단단히 조여매고 일에 집중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라면……. 그러니 자꾸만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나가 음료 대신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먼저 찾게 된다. 아, 내게도 내키는 대로 일하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클 필요도 없다. 작지만 마음껏 꼼지락대고, 완전무결하게 내가 ´나´일 수 있는 곳이면 된다.   
삶에 치이고 등 떠밀려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이들에게 작업실이란 존재는 일종의 로망보다 사치에 가까울지 모른다. 아무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가득한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작업실만은 예외로 쳐주어야 하지 않을까?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 있다면, 나와 교감하는 곳이 있다면, 때로는 사람들과 웃고 때로는 한 구석에서 소리 내어 울 수 있다면 그게 나만의 공간인 작업실일 테니까.  
 
시간이 쌓이면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가 쌓이면 공간이 된다
 
노트북을 끼고 무수한 카페를 전전하며 신세를 진 경험이 있다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두어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책과 자질구레한 사물들을 쌓아두어도 여유가 있는 널찍한 테이블은 물론이거니와 서너 명 정도의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 이왕이면 즐길 거리가 많은 동네 그러면서도 한적한 골목에 위치하는 나만의 아지트. 이 책의 지은이 역시 한때 홍대 앞 카페를 전전하며 공간에 대한 욕망을 키웠다. 그러다 연남동의 동네 풍경에 매료되어 그 속에 자신을 밀어 넣기로 결심했다. ‘임대문의’라 적혀 있는 빈 공간을 덜컥 계약해버린 후, 직접 공간을 만들고 채우기까지의 경험담은 현실의 숫자와 씨름하며 공간의 효율성에 자신의 생활을 대입하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공간을 갖는다는 건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일과 지극히 닮아 있다.
이 책은 ‘작업실 구경’의 화려함이라거나 ‘작업실 이렇게 시작해보세요’라는 제안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묵묵히 한 사람의 풍경을 작업실이라는 공간을 매개 삼아 사람과 시간이 더해지는 모습을 넌지시 비출 뿐이다. 그렇게 “무엇이건 할 수 있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지은이의 작업실은 7년의 시간 동안 “읽고, 쓰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함께 공부하고 놀기 위한 공간”이 되었다. “계획이라는 ‘행동’과 노력이라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 곳이기에 여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나고 경험과 추억이 가득한 인생이 펼쳐진다.  
  
작업실 안과 밖 사이,
‘작업실하다’라는 동사가 껴안은 말들
 
몇 년 새 많이 달라진 작업실 창밖 풍경이 말해주듯 작업실 문을 열면 그동안의 시간만큼 이야기가 널려 있다. 친구가 여행 중에 주워온 스피커, 직접 설계하고 만든 아일랜드와 서가, 한성필 작가의 작품, 수집하고 있는 애정 어린 지도, 다국적의 홍차와 찻잔 그리고 그보다 삶을 채우고 움직이게 한 서가에 꽂힌 책에 이르기까지 작업실의 사물들은 저마다의 이력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작업실을 나서면 택배를 도맡아주는 사이인 스케이트보드 가게의 사장님과 갑을 관계는 휘발되고 소소한 정이 오가는 작업실 2층의 집주인 부부, 선뜻 들어서진 못했지만 늘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주변의 작은 공방과 가게 등 이웃의 이야기가 넘친다. 그냥 같은 골목에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게 무엇인지 사라져가는 고유의 동네 풍경 뒤로 소소한 마음이 전해진다.
지은이에게 “작업실이란 장소는 하나의 의미만을 갖지 않는다.” 낮 동안은 일터로, 밤에는 평상과 같이 둘러앉아 모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신나는 일을 작당할 수 있는 사랑방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작업실 친구들과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경험을 나누고 배우며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일은 온전히 자신과 마주하며 쉴 수 있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여러 해 동안 작업실에서 운영된 ‘달콤한 아카데미’라는 문화 살롱을 통해 꾸준히 증명되고 있다. “‘아카데미’라는 완고한 표현은 ‘달콤한’이라는 말랑한 형용사와 연결되면서 약간 균열이 생기는데, 이런 미묘한 균열처럼 일상에 느슨함을, 함께하는 가치를, 앞으로의 공간 운용에 가능성을 심어준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함께 치유 받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나는”으로 시작되어 “작업실하다”로 끝나는 문장, 그 사이의 일들에 관한 이야기다. “작업실하다”라는 동사는 우리가 꿈꿔온 어른의 삶에 대해 마음을 툭, 건드리고 때때로 삶의 방향과 모양을 흔들어 놓는다. 작업실은 삶을 만들고 채우고 궁리하게 해준다. 어쩌면 작업실이 있고 보니 삶이 모양을 바꾼 것일지도 모를 일이겠지만……. 그렇게 달콤한 작업실은 삶의 틈에서 찾은 자기만의 방이자 한 사람의 내면의 풍경이 되어간다. 그곳에서 지은이는 “끊임없이 읽고 꼼지락거리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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